지금 이 국가와 체제에
아무도 모르는 발견되지 않은
어떤 샛강 혹은 실핏줄같은 틈, 갈라진 벽이 있어서,
그 사이를 작은 배를 타고 흘러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곳엔 육지에서 뚝 떨어진 섬이 있어서,
어떤 마수의 손길도 피해 살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내 심정을 말하면
그건 현실도피니, 살수 있겠니, 그곳은 행복하겠니 안하겠니
따져대는 말들이 결코 알지 못할 나의 의미심장한 도피 행각이
자꾸만 살려는 사람들을 죽으라고 말하는 체제로부터의 도피임을
밝히고 싶지만,
속시원히 용기내 말하지 못하는 건 바로 그 샛강을 지나 힘겹게 찾아간 섬이 역시나 내가 알지 못했던 또다른 육지일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바다..
왜 사람들이 바다를 보러가는지
매번 바다를 보러가도, 바닷바람을 세차게 맞아도 왜
육지인들의 딱딱하게 굳어진 가슴은 결코 풀리지 않는 것인지, 그 의문을
알것같다.
이 지독한 육지 멀미.
새삼스럽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