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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지금 이 국가와 체제에 아무도 모르는 발견되지 않은 어떤 샛강 혹은 실핏줄같은 틈, 갈라진 벽이 있어서, 그 사이를 작은 배를 타고 흘러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곳엔 육지에서 뚝 떨어진 섬이 있어서, 어떤 마수의 손길도 피해 살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내 심정을 말하면 그건 현실도피니, 살수 있겠니, 그곳은 행복하겠니 안하겠니 따져대는 말들이 결코 알지 못할 나의 의미심장한 도피 행각이 자꾸만 살려는 사람들을 죽으라고 말하는 체제로부터의 도피임을 밝히고 싶지만, 속시원히 용기내 말하지 못하는 건 바로 그 샛강을 지나 힘겹게 찾아간 섬이 역시나 내가 알지 못했던 또다른 육지일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바다.. 왜 사람들이 바다를 보러가는지 매번 바다를 보러가도, 바닷바람을 세차게 맞아도 왜 육지인들의 딱딱..

카테고리 없음 2009.09.24

비오는날의 가만히 좋아하는

창밖이 수증기로 가득찼다. 나무가 바람에 나부끼고, 물방울들이 맺인 유리창 안쪽은 수증기로 뿌옇게 변했다. 우산은 바람에 뒤집어져 살은 구부러지고 한쪽천은 찢어져 접히지도 않은 채 못쓰게 되었다. 가만히 좋아하는 바깥의 수족관에선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들이 빗속을 헤엄쳐 다녔다. 어린 물고기들은 앞도 보지 않고 뛰어다녔다. 엄마 물고기들은 처마 밑에서 아기 물고기들이 탄 영재영어교육 봉고차를 기다렸다. 드물게 지친 물고기들이 가만히 좋아하는을 찾아와 두뇌활성제 카페인을 리필해 먹고 다시 바쁜 어항속으로 돌아갔다. 어항바깥쪽에서 보기에 어항속 해초들은 바람에 정신없이 머리를 나부껴대며 팔을 흔들어대는 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이 흡사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나는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어항속을 구경하였다...

카테고리 없음 2009.07.14

시간

하루가 간다 사람들이 간다 승용차가, 트럭이,아이들을 태운 노란 봉고차가 간다 참새가 날고 개미들이 가고 일거리 없는 운송회사아저씨가 특유의 게으른 표정으로 어슬렁대며 지나간다 그는 가고 또 가고 또 가고 또 반복하며 끊임없이 간다 아이들이 뛰어간다. 다섯살, 여섯살 일곱살이, 3학년, 4학년, 5학년이 간다 가끔 어떤 질문이 오가고, 어떤 희망과 꿈이 지나가고, 끊어진번뇌가, 어떤 혼란스런 감정이, 어떤 피곤과 어떤 의혹이 지나간다. 말이가고 아줌마들이 간다. 아기와 엄마와 유모차가 간다. 책들과 함께 낡은 꿈도 가고, 나이가 가고, 비가, 구름이, 해가, 억센 바람이, 빛이, 강물이 흘러간다 그곳에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09.06.26

SHAKESPEARE AND COMPANY

낯선 이에게 불친절하지 말것, 그들은 어쩌면 변장한 천사일 수 있으니. PARIS WALL NEWSPAPER. JANUARY 1ST. 2004. Some people call me the Don Quixote of the latin quarter because my head is so far up in the clouds that i can imagine all of us are angels in paradise. and instead of being a bona fide bookseller i am more like a frustrated novelist store has rooms like chapters in a novel. and the fact is Tolstoi and Dostoyevski a..

카테고리 없음 2009.01.23

5년 전, 꿈

기억하는 건 그 꿈을 5년전에 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생생하게 그 꿈을 기억한다. 꿈 속에서도 나는 어김없이 걷고 있었다. 골목길을 빠져나오는 순간, 공중회전차를 보았고 밤이었고, 바람이 불었고, 어두운 그곳에 나무가 있었고, 허름한 길가 오른쪽엔 판자로 만든 작은 국밥집이있었고, 할머니 둘이 국밥을 팔고 있었고, 그곳에서 우린 국밥을 먹었고, 내가 먹던 국밥에서 파란색 머리 핀이 나왔고, 국밥에 어울리지 않지만 예쁘다고 생각했고, 계산을 치르고 우린 아무말 없이 국밥집을 나왔다, 그렇게 헤어지기 싫었던 우리는 멀리 회전하는 거대한 공중 회전차를 다시 보았고, 그러나 그것을 탈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러기에 우린 너무 쓸쓸했고, 어두웠고, 바람이 불었다. 그것이 매번 반복되는 시작의 끝이란걸 알았..

카테고리 없음 2009.01.19